매출이 두 배 뛸 때 가장 위험한 이유
성공한 회사가 망하는 6가지 함정
성공의 함정은 종종 실패의 함정보다 더 깊다. 실패는 신호가 분명해서 다음 행동을 결정하기 쉽지만, 성공은 모든 잘못을 가린다. PMF(제품-시장 적합성)에 도달한 스타트업이 가장 위험한 시기는 망할 때가 아니라, 잘 되는 것처럼 보일 때다.
조기 스케일업이라는 비극
스타트업 게놈 보고서(Startup Genome Report)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고성장 스타트업의 약 74%가 PMF에 도달한 후 시스템과 문화, 리더십이 따라가지 못한 채 외형만 키우다가 실패했다.¹ 이를 흔히 '조기 스케일업(Premature Scaling)'이라고 부른다.
CB Insights의 분석은 또 다른 통찰을 더한다.²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 20가지를 분석한 결과, 자금 부족(38%)과 시장의 부재(35%)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그 안쪽을 들여다보면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자금이 부족했던 회사들의 상당수는 실은 PMF 이후 너무 빨리 인력을 늘리고 비용을 키운 회사들이었고, 시장이 없었다고 보고된 회사들의 일부는 실은 시장은 있었지만 자기 시장을 정의하는 데 실패한 회사들이었다.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를 시스템과 문화, 리더십이 따라잡지 못할 때 발생하는 비극이 조기 스케일업이다. 외형은 빠르게 커지지만 내부는 빈 채로 남는다. 어느 분기까지는 매출 성장으로 모든 문제가 가려지다가, 한 번 매출이 흔들리는 순간 모든 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난다.
성공의 함정 세 가지 형태
성공의 함정은 보통 세 가지 모습으로 찾아온다.
시스템 의존도의 역설. 초기에 효과적이었던 영웅적 개인 의존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가장 큰 리스크로 변한다. 핵심 담당자가 휴가만 가도 업무가 마비되는 상태는 안정의 신호가 아니라 위기의 신호다. 인원이 빠르게 늘어나는 시기에 매출과 인력은 커졌지만 업무 프로세스는 여전히 일부 초기 멤버의 수기와 구두 소통에 의존하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핵심 인력의 번아웃과 이탈이 시작되고, 그 시점에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가치 내재화의 실패. 회사가 커지면서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신규 입사자들이 답하지 못하기 시작한다. 회사는 점점 작은 회사들의 느슨한 연합처럼 변해 간다. 한 부서의 사람이 다른 부서의 일을 모르고, 신규 입사자가 회사의 미션과 자기 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는 매출이 늘어도 직원 만족도와 몰입도는 떨어진다.
리더십 진화의 실패. 창업자가 모든 결정의 중심에 머물러 있으면 조직은 그 자리에서 자라지 못한다. 와서먼(Noah Wasserman)의 The Founder's Dilemmas는 창업자가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본질적 딜레마를 분석했다.³ 통제권을 유지할 것인가, 회사의 가치를 키울 것인가.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위임의 수준을 높이고 전략적 사고로 전환하며 후계자를 키우는 일까지 같이 가야 한다. 이 셋이 빠지면 창업자는 결국 가장 큰 병목이 된다.
가장 분명한 신호: 매출은 늘었는데 만족도는 떨어진다
조기 스케일업의 가장 분명한 신호는 매출은 늘었는데 직원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모순이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다음 분기 매출도 곧 떨어지기 시작한다.
매출과 직원 만족도가 함께 오르는 회사는 건강한 성장의 신호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만족도가 떨어지면 시스템이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긴 신호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패턴은 매출은 빠르게 오르는데 만족도가 함께 떨어지는 경우다. 표면의 성공에 가려져 내부의 위기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깊은 신호는 침묵이다. 한때 회의에서 활발하게 발언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입을 다물고, "어차피 결정되어 있다"는 분위기가 자리잡는다. 그 침묵이 만든 비용은 한 분기 뒤, 한 해 뒤에 계산서로 돌아온다. 침묵의 시기에 떠나는 사람들은 보통 가장 능력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떠나면 회사는 평균 회귀를 시작한다.
성공한 회사가 다음 단계로 가려면
성공한 회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세 가지를 동시에 받아들여야 한다.
첫째, 시스템 위에 사람을 키우는 일. 더 이상 창업자가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없다. 각 부문의 리더들이 자기 영역의 결정권을 갖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후계자 양성은 단발적 교육이 아니라 6개월에서 2년의 체계적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둘째, '가족 같은' 따뜻함 위에 '프로 선수단 같은' 긴장감을 더하는 일. 따뜻함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따뜻하면서도 치열하고, 서로를 믿고 지지하되 성과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 이 균형이 일류 조직을 만든다.
셋째, 창업자 자신이 가장 먼저 진화하는 일. 회사의 모든 변화는 창업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창업자가 자기 역할을 영웅에서 건축가로 바꾸지 못하면 다른 어떤 변화도 진짜로 자리잡지 못한다. 창업자가 자기 시간의 사용 방식, 회의 운영 방식, 의사결정 권한의 분배 방식을 바꾸는 일이 사실상 출발점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지금의 성공은 다음 위기의 출발점으로 변하게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마인드셋
조기 스케일업의 위기를 통과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위기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출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좋은 인재가 떠나기 시작했을 때, 부서 간 갈등이 격해지기 시작했을 때 그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세 가지 마인드셋이 있다.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자세,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 그리고 변화의 비용을 단기 손실이 아닌 장기 투자로 보는 자세다. 이 세 가지를 갖춘 창업자는 위기에서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킨다.
성공한 회사가 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성공의 신호에 안주하고, 위기의 신호를 외면하고, 변화의 비용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망하지 않는 회사는 그 반대로 한다. 성공의 한가운데에서 위기의 신호를 먼저 읽고, 그 신호에 응답해 자기를 다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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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¹ Marmer, M., et al. (2011). Startup Genome Report Extra on Premature Scaling. ² CB Insights (2019). The Top 20 Reasons Startups Fail. ³ Wasserman, N. (2012). The Founder's Dilemmas: Anticipating and Avoiding the Pitfalls That Can Sink a Startup. Princeton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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